루브르 박물관 미술작품,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87~1455)는 ‘천사 같은 수도사 형제’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도메니코 수도회에 속한 수도사로 시작해 향후 피에솔레의 수도원 원장이 되기도 한 성직자였습니다. 도메니코 수도회는 르네상스 시기에 산 프란체스코 수도회와 함께 중요한 기독교 단체로 손꼽히며, 프라 안젤리코가 그린 벽화는 특히 피렌체의 산 마르코 수도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미술작품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프라 안젤리코는 수도사로서 복음 전파의 임무를 소홀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메니코 교단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신의 뜻을 전하는 데 전념했습니다. 미술비평가 존 러스킨은 그를 “그저 화가가 아니라 영감을 받은 성인”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로 인해 그는 ‘일 베아토 안젤리코(Il Beato Angelico)’ 또는 ‘픽토르 안젤리쿠스(Pictor Angelicus)’로 불린 것입니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이 그림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중심으로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이 함께 서 있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도메니코 수도회의 창시자인 성 도메니코는 예수의 발치에 그려져 있습니다. 도메니코 수도사들은 하얀 옷과 짙은 색 망토를 특징으로 하며, 예수는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후광으로 특별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를 매단 십자가 위에는 ‘I. N. R. I’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Iesus(예수)’, ‘Nazarenus(나사렛의)’, ‘Rex(왕)’, ‘Iudaeorum(유대의)’의 약자로, ‘유대의 왕, 나사렛의 예수’를 의미합니다.
예수의 육신은 말끔하게 그려져 있으며, 프라 안젤리코의 열정적인 기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를 피땀에 범벅이 된 인간적 존재로 그리기보다는 높은 영적 존재로써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묘하게 느껴집니다.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는 15세기 이탈리아의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사이자 화가로, 그의 본명은 귀도 디 피에로(Guido di Pietro)입니다. 프라 안젤리코라는 별칭은 “천사들의 수도사”라는 뜻을 가진 ‘Angelic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는 “성자들의 화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1395년경 이탈리아 피렌체 근처의 비치오(Bicio)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기에는 장식 화가로 활동했으며, 도미니코 수도회에 가입하여 수도사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그는 프라(수도사)의 자리를 얻고 “프라 안젤리코”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종교적인 주제를 주로 다루었으며, 그의 작품들은 숭고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풍겨내며, 성경이나 성인들의 생애를 다루면서도 섬세하고 우아한 표현을 선보였습니다. 대표작 중 하나는 “산 마르코 대성당의 알타르피스”(Altarpiece of San Marco)로, 이 작품에서는 동서로 뻗은 날개에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인들의 초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그림을 그릴 때에도 기도와 숙고를 중시하며, 그의 작품에는 종교적인 믿음과 신앙이 묻어 나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1455년에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1984년에는 그를 성인 프라 안젤리코로 선언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예술사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